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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신호 위반했다고 비자 취소라니

나는 도로주행 시험을 다섯 번 보고 운전면허증을 땄다. 첫 시험에서는 ‘No Turn on Red’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우회전을 했다가 탈락했다. 두 번째,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잘못된 비보호 좌회전 방식으로 탈락했다. 결국 운전학교에 등록해 도로주행 연수를 받고 나서야 다섯 번째 실기시험에서 합격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미 1995년에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1996년부터 27년간 무사고 운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풍부한 운전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미국과 한국의 교통법규와 신호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늘어놓은 이유가 있다. 최근 좌회전 신호 위반 등을 이유로 유학 비자가 취소된 한국 유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유학생 133명이 연방법원 조지아주 북부지법에 비자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도 5명이 포함돼 있다. 좌회전 신호 위반, 불법주차,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지아주는 2013년 7월 한국 정부와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약을 체결했다. 조지아주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한국 국민은 한국 운전면허증을 제출하고 별도의 필기시험이나 도로주행 시험 없이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국의 교통법규와 신호체계가 한국과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호 위반이 유학 비자를 취소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가?     형법에는 ‘비례의 원칙’이라는 개념이 있다. 범죄와 형벌 사이에는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신호 위반은 경미한 법규 위반에 불과하지만, 비자 취소는 개인의 학업과 연구 활동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중대한 처벌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개인의 미래를 좌절시키는 과잉 조치다.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유학생 정보 관리 시스템(SEVIS)에서 신원자료를 임의로 삭제했기 때문이다. SEVIS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유학생들의 신분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으로, 9.11 테러 이후 국가안보 강화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통상적으로는 대학이 관리해왔다. 미국을 5개월 이상 떠나 있는 경우 등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SEVIS 기록이 삭제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ICE가 단순히 국가범죄정보센터(NCIC) 조회 결과만을 근거로 수천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의 SEVIS 기록을 일방적으로 삭제했다. SEVIS 기록이 삭제되면 유학 비자도 취소된다.   미 이민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이후 이런 식으로 삭제된 유학생 기록은 최소 4700건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당국은 뒤늦게 문제를 인정하고, 잘못 삭제된 SEVIS 기록을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자 취소 처분을 받은 유학생들이 전국 각지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을 받아낸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 비자 취소로 학업을 중단하고 연구를 포기해야 했던 유학생들에게 단순히 “기록을 복원했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가라고 할 수는 없다. 무너진 신뢰 역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유학생 정책을 단순 행정 처분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 유학생들은 학문적 교류의 주체이며, 미국의 교육과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소중한 인재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이토록 허술하고 무책임한 조치를 내린 것은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무영 / 뉴스룸 에디터중앙칼럼 신호 위반 신호 위반 한국 유학생들 한국 운전면허증

2025-04-28

한인 변호사 "한국 유학생 비자 취소, 오늘만 10건 넘게 문의"

조지아 주요 대학들 예의 주시..."전례없는 억압" GSU 교수 "시위 이력 없는 대학원생도 비자 취소"   외국 유학생들의 비자가 특별한 이유없이 취소되는 사례가 동남부 지역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동남부 한인 학생들 중에서도 ‘갑자기 SEVIS(유학생 등록시스템)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은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모 이민 전문 변호사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SEVIS가 취소됐다는 한국 유학생들의 문의를 오늘만 10건 넘게 받았다”며 어제부터 조지아, 앨라배마 등 동남부 지역에 있는 유학생들이 갑자기 취소된 비자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학생 중 음주운전, 과속 티켓 이력이 있는 학생도 있지만, 소셜미디어에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생도 있어 “랜덤인 것 같다.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고 안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전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명확한 대비책이 없다. 범죄 이력이 없어도 한 치 앞도 모른다”면서 학업 중 또는 OPT 중 비자가 취소되면 언제까지 미국을 떠나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트레버 조지아대학(UGA)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소수의 유학생들이 영향을 받았으며, 학교는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아텍, 에모리대 등 지난해 시위가 벌어진 대학 3곳은 관련 유학생들의 비자가 취소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조지아텍과 조지아주립대(GSU)는 유학생과 비자 관련 정보를 주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지아주의 유학생 수는 사상 최다인 2만8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하마스 지지자’로 규정한 유학생들을 구금함에 따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유학생들은 본인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익명의 인터뷰도 거부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레네 알누바니 조지아텍 무슬림학생회 회장은 현재 학생들이 겁에 질려 있다며 “공개적으로 주장하면 표적이 된다. 전례 없는 수준의 억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신문은 GSU의 한 교수의 제보를 인용해 지난 8일 대학원생의 비자가 취소되었다고 보도했다. 교수에 따르면 학생은 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내년에 학위를 받을 예정인 “훌륭한 학생”이었지만, 이제 학생이 구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학생 비자 취소 사태가 트럼프 1기 때와도 매우 다르다는 점을 주목한다. 당시에는 정치적인 시위에 참여한다고 해서 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110만명의 유학생 중 구금된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UGA의 한 교수는 대학원생 제자를 캠퍼스 사무실에서 만나려 했지만, 언제 단속이 뜰지 모른다는 생각에 캠퍼스 밖에서 만났다고 매체에 전했다. 박사후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온 외국인 연구원들은 “유럽으로 가거나 캐나다에서 일자리를 찾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이다.   한국 유학생들의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만약 SEVIS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미국 내 신분 변경 신청을 하거나 F-1(학생비자) 재신청을 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행정소송의 선택지도 있다. 그러나 안 변호사는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 비용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유학생들은 일단 학교의 ‘유학생 오피스(ISO)’ 담당자에게 만일의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이 시기 긴밀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윤지아 기자동남부 유학생 한국 유학생들 이번 유학생 관련 유학생들

2025-04-10

한국 유학생 20% 급감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연구소가 15일 발표한 ‘오픈도어’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21학년도에 미국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 수는 91만4095명이다. 이는 전년도인 2019-20학년도에 등록한 유학생 수(107만5496명)보다 15% 줄어든 규모로, 국제교육연구소가 첫 보고서를 발표한 1948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보고서는 지난 여름 미국에 델타 변이가확산하면서 유학생들이 모국으로 대거 귀국하거나미국에 오는 걸 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가을 미국 대학들의 신규 등록 유학생 수가 전년 대비 68%나 증가해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가을학기 전체 유학생 수는 4% 늘었다.     국가별 유학생 통계를 보면 한국 유학생은 3만9491명으로, 중국(31만7299명), 인도(16만7582명)에 이어 3번째로 높다.     〈표 참조〉   한국 유학생의 경우 2019-20학년도의 4만9809명보다 1만318명(20.7%)이 줄었다. 반면 중국과 인도의 경우 각각 14.8%, 13.2%가 감소했다.   학업 분포도를 보면 한국 유학생들은 학부 과정에 절반 가까운 1만7743명이 등록했으며, 석사 과정에 1만4238명, 비학위 과정 840명, 졸업 후 현장실습(OPT) 프로그램에 6670명으로 파악됐다.   한편 유학생이 가장 많이 등록해 있는 대학교는 뉴욕대(1만7050명), 보스턴 노스이스턴대(1만5880명), 컬럼비아대(1만5015명) 순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전체 유학생의 14.5%인 13만2758명이 거주해 최다 거주지로 나타났다. 유학생 최다 등록 대학은 1만4992명이 있는 USC로 파악됐으며, UC샌디에이고 1만824명, UCLA 1만273명, UC버클리 9184명, UC어바인 7766명, UC데이비스에 7422명으로 조사됐다. 장연화 기자중국 유학생 한국 유학생들 외국인 유학생들 유학생 최다

2021-11-15

미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올가을 등록생 68% 증가

외국인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연구소가 15일 발표한 '오픈도어'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21학년도에 미국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 수는 91만4095명이다. 이는 전년도인 2019-20학년도에 등록한 유학생 수(107만5496명)보다 15% 줄어든 규모로, 국제교육연구소가 첫 보고서를 발표한 1948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는 지난 여름 미국에 델타 변이가확산하면서 유학생들이 모국으로 대거 귀국하거나미국에 오는 걸 꺼렸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그러나 올가을 미국 대학들의 신규 등록 유학생 수가 전년 대비 68%나 증가해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가을학기 전체 유학생 수는 4% 늘었다.     국가별 유학생 통계를 보면 한국 유학생은 3만9491명으로, 중국(31만7299명), 인도(16만7582명)에 이어 3번째로 높다.     한국 유학생의 경우 2019-20학년도의 4만9809명보다 1만318명(20.7%)이 줄었다. 반면 중국과 인도의 경우 각각 14.8%, 13.2%가 감소했다. 학업 분포도를 보면 한국 유학생들은 학부 과정에 절반 가까운 1만7743명이 등록했으며, 석사 과정에 1만4238명, 비학위 과정 840명, 졸업 후 현장실습(OPT) 프로그램에 6670명으로 파악됐다.   한편 유학생이 가장 많이 등록해 있는 대학교는 뉴욕대(1만7050명), 보스턴 노스이스턴대(1만5880명), 컬럼비아대(1만5015명) 순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전체 유학생의 14.5%인 13만2758명이 거주해 최다 거주지로 나타났다. 유학생 최다 등록 대학은 1만4992명이 있는 USC로 파악됐으며, UC샌디에이고 1만824명, UCLA 1만273명, UC버클리 9184명, UC어바인 7766명, UC데이비스에 7422명으로 조사됐다.   장연화 기자한국 유학생들 외국인 유학생들 유학생 최다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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